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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CE] 캐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24/09/30


  • 최근 ‘캐즘(Chasm)’이란 단어가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기획재정부의 시사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캐즘은 ‘첨단 기술 제품이 소수의 혁신적 성향의 소비자들이 지배하는 초기 시장에서 일반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단계에 이르기 전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으로 정의됩니다. 

    캐즘은 원래 지질학 용어로 ‘지각변동에 의해 생기는 균열로 인한 단절’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다 제프리 무어가 1991년 발간한 저서(Crossing the Chasm)에서 초기에 성공을 거둔 신생 기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시기를 캐즘이라고 언급하면서 경영학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회자되는 캐즘의 주요 대상은 바로 전기차입니다. 테슬라의 등장 이후 ‘혁신’의 상징으로 불리던 전기차가 기술 발전과 수요의 한계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이차전지 산업이 침체를 맞기도 했고 일부 독일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폭스바겐을 비롯해 상당수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전략 수정에 나섰습니다.

    반면 캐즘을 극복한 대표적 기술 분야도 있는데 바로 ‘전자책(e-book)’입니다. 최근 서점가에서는 ‘삼체’ 등 베스트셀러의 e북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종이책의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인데 실은 이런 e북도 일정 기간 캐즘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공격적인 콘텐츠 확보, 종이책 같은 페이지 넘김 기술 적용, 전용 리더기 외 스마트폰용 앱 출시 등을 통해 종이책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캐즘을 극복하고 독서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북의 사례에서 보듯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이는 동시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캐즘에 빠지지 않는 방안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우선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가격 정책이나 서비스 전략 등을 다시 수립해야 합니다. 전기차를 예로 들면 가장 큰 허들은 가격과 안전성이므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으로 전기차의 안전성과 이점에 대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시장의 흐름을 읽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얼리어댑터가 아닌 주류 시장의 소비자들은 다소 보수적입니다. 따라서 기발함보다 다수의 지식과 정보에 근거한 체계적 분석과 세심한 자원 배분이 필요합니다. 또한 경쟁자들의 정보도 정확히 파악해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적기의 의사결정이 중요합니다.

    지금 전기차 캐즘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캐즘은 어떤 산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어쩌면 제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조직의 문화에서도 캐즘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의 성공이나 혁신에 도취되지 않고 언제나 소비자와 시장을 주시하면서 냉철한 감각을 유지한다면 캐즘이란 깊은 협곡으로 발을 헛딛을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