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부 인력 생태계 변화 대응 전략
기업의 인력구조 생태계는 최근 여러 요인에 의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전, 사회·경제적 변화 및 시장의 요구에 의해 촉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인력구조 변화에 입각한 인력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본다.
주진형 KMAC 행정자치그룹장
인구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인력을 활용하는 기업도 그 변화를 반영해 인력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인력구조 생태계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다음 4가지를 들 수 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인력구조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자동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은 단순 업무를 효율화하고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 및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방향과 연계돼 IT 역량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은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는 능력을 인재 선발 시 중요하게 본다.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AI 관련 지식이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와 유연근무 등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이는 구성원이 물리적 사무실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렇게 지리적 제약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인사 관리 방안도 도입됐다.
그리고 근무방식의 변화는 기업이 비용 등 원가 절감과 업무 중심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더불어 구성원의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프리랜서의 확산도 전통적인 고용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이 프로젝트별로 전문가를 유연하게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특히 IT와 연결된 개발, 디자인, 마케팅 같은 분야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필요한 ‘특정 역량’을 가진 인재를 채용이라는 형식에 매몰되지 않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정규직 외에 다양한 고용 형태가 증가하면서 노무 및 인사 관리의 전문적인 실행이 요구되지만 이러한 변화도 긍정적인 시너지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크다.
과거에는 학력이나 경력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평가했다면 지금은 ‘역량 기반 채용’이 중요해졌다. 기업은 특정 직무에 필요한 기술과 능력에 중점을 두고 인재를 선발하며 이러한 기반 역량을 극대화해 조직 내 정착과 안정적인 성과를 유도하기 위한 직무 중심의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좀 더 유연하게 인력을 활용하고 기존 인력에 대해서는 변화하는 기술의 대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경로를 설계해 주는 방향으로 조직 및 인력 관리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기업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채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학습 조직으로의 전환 및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내 교육뿐 아니라 외부 교육 기회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해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성별, 연령, 인종 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기업문화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촉진하며 다양한 인재가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다. 기업은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채용하고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울 방향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인력 생태계 변화에 대해 정부는 국가 경제 차원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차원의 지속적인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교등교육기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 지역 기반의 대학 협력 강화, 역할 확대라는 차원의 새로운 정책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현 정부 출범 당시 120개 국정과제에서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교육부가 주요 정책 추진 계획에서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해 지역과 대학 간의 동반성장 혁신 생태계 구축, 청년 성장을 위한 기회와 투자 확대, 교육의 힘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발전 특구 전국 도입을 제시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에 따라 고등교육 정책이 정부 주도 하에 추진돼 왔지만 최근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지역과 대학 간 연계 및 협력으로 지역 인재 육성 및 지역 발전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지역 혁신 중심 대학 지원 체계(RISE)’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대적 변화에 지역이 스스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점이자 인력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기관 및 지자체 역할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중앙정부 주도의 대학 지원은 ‘국가 단위의 우수 인력 양성 집중’을 위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지역 소멸 위기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즈는 ‘지역 인재를 통한 지역 발전 집중’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한다. 라이즈를 통해 지역 신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 인력을 지역에서 육성하고 지역 내에서 공급함으로써 지역 활력 및 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의 청년 인구(19~39세)별 순유입·순유출 현황을 분석해 보면 비수도권 도시 중 20~24세 순유입 지역은 부산시와 대전시뿐이다. 그런데 25세 이후 순유출 정도가 심각해 20~24세 인구가 순유입된 도시 중 유일하게 부산시는 20~39세 청년층 전체 인구 추이도 순유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부산시에서는 부산형 라이즈 체계 도입을 통해 지역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자체 육성하고 신산업, 첨단산업 관련 연구 및 전문 인력 위한 정주여건 강화에 초점을 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 내 젊은 핵심 인력의 타지역 유출이 계속됨에 따라 인재 육성,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지역이나 산업에서 핵심 인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01 미래 신산업 선도 연구 혁신 인재 양성
지역 산업 기반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 과정 개발 및 운영을 통해 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을 견인하는 고급 인재를 양성한다. 연구 인재 양성 교육 과정 혁신을 위해 첨단산업, 신기술 분야 고급 인재 양성 커리큘럼을 개발해 운영하고 교수 학습법 고도화도 필요하다.
02 지역 특화 교육 프로그램 강화
지역별로 산업 특성에 맞는 교육 과정 및 직업 훈련을 개발해 그 지역의 경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예를 들어 지역 내 중요한 산업군에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배양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3 인재의 거주 정착 지원
인재 유출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거나 정착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 주택이나 문화생활 프로그램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통해 인재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04 현지 인재 채용 확대 및 혜택 제공
현지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지역 내에서 일하는 인재들에게 특별한 혜택이나 보상을 제공하는 정책을 마련한다. 지역 내 고용 유지 보조금, 특별 승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다.
05 지역 신성장 산업 육성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
지역 내 산업 육성 방향성에 부합하는 자체 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 내에서 경력개발과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인재들이 새로운 직무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특히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은 지역 내 인구 문제에 대한 대응과 지역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방안 마련, 신성장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 육성에 방향성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의 인력 운영에 있어서도 과거의 연공서열에 입각한 운영 방침을 탈피해 능력과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를 운영하고 수용성 향상을 위해 평가 관점에서 코칭 방식으로 전환해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활동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인력구조 생태계 변화는 더 다양해지고 그에 따른 운영 체계는 유연해지고 있다. 전문화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는 현실이다. 디지털 혁신, 원격근무 같은 변화에 따라 기업은 인재를 더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재관리 및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하고 있다.
기업 구성원 등 생태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각 지역별 대응 전략에 입각한 운영 전략 마련으로 기업-종사자-지자체-고등교육기관 등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금 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24.11.07